03/05/2025
좋은 포스팅 감사드립니다.
”흔적이 유산이 되다“ - 맑은물상상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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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필수이다. 그중 하수처리시설은 위생 환경 개선을 위해서 중요한데, 하수를 그대로 방류하면 영국의 콜레라 사건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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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의 맑은물관리센터는 시흥시의 모든 생활하수와 하수처리 과정에서 나온 유해폐기물인 슬러지, 공장 폐수를 처리하는 시설이다. 도심지에서 벗어나 외곽에 있는 갯벌 일부를 매립하여 지었지만, 그 일대까지 도시화되면서 악취와 미관을 개선해야 했다. ‘맑은물상상누리’는 환경 센터 내 일부 노후화되어 유휴공간으로 남은 소화조와 농축조 시설을 리모델링하여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농축조는 개별적으로 땅에 묻혀 오염수를 모아 슬러지를 침전시키는 시설이고, 소화조는 돔 형태의 밀폐형 공간으로 슬러지를 모아 발효시켜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시설이다.
거대한 소화조 내부는 비워져 미디어 아트 감상실이 된다. 과거의 흔적을 그대로 유지한 내부는 미동에도 소리는 거대해져 공간을 채우고 파장으로 되돌아와 오감을 자극한다. 비전타워로 바뀐 소화조 통제실은 시흥시 산업 공단의 변화된 모습을 과감히 보여준다. 그 아래 파란 지붕으로 덮인 농축조가 눈에 띈다.
밖에서 보았던 파란 지붕의 말끔한 표면은 사라지고 얼룩진 패턴 사이로 빛이 스며들어 윤슬처럼 빛난다. 한 폭의 그림과 같은 지붕 아래 푸른 공간에서 침전된 슬러지를 긁어내던 스크래퍼와 오염수 유입관은 공간을 아우르는 오브제가 되었다. 덧대어진 건 관객을 내부로 유입하기 위한 목재 계단과 구조 보강을 위한 돌 기단, 나무 기둥 뿐이다. 이것들은 유적지를 복원하거나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설치한 장치처럼 보인다. 부정적 이미지를 가졌던 과거의 흔적은 장소성을 극대화한 귀중한 유산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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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이 강렬하여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어디선가 불러오는 바람이 살갗을 툭툭 친다. 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하늘로 벽이 수렴하는 복도 끝에 연못과 하늘이 일대일대응 하며 빛난다. 본래 농축조는 개별적으로 묻혀 있었는데, 점검 시설과 설비 배관 등의 축을 가이드 삼아 관람 동선을 심어 연결했다. 그 유도 장치가 바람이 되기도 하고 빛이 되기도 하며 틈 사이로 보이는 소화조 혹은 흰 타워가 되기도 한다.
절벽과 같은 복도를 지나 목적지에 다다르면, 목구조와 알루미늄 패널이 중정을 만드는 팀버 아트리움이 나온다. 파란 탱크 통이 지면으로 돋아나 장소성을 발산하는 곳이라면, 이곳은 지붕을 타고 흐르는 빗물이 모여 만든 연못으로 착각하게 하고, 빗물을 머금은 일렁이는 표면을 상상하게 한다. 자연 그 자체에 집중하도록 하는, 땅으로 깊이 수렴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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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 에이코랩 건축사사무소 ( .co.lab )
사진, 글 : 신효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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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시 공단2대로 14 맑은물상상누리
10:00 - 16:00 (매주 일요일 휴무)(5/5 - 5/6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