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2026
2026 IF DESIGN AWARD에서 스튜디오 이룩 Studio 2LOOK의 ‘모험담’이 본상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스튜디오 이룩은 2012년부터 제주에서 작업을 이어오며, 이 땅의 풍경과 삶의 방식, 그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해 꾸준히 질문해 왔습니다. 이번 수상은 단지 하나의 프로젝트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의미를 넘어, 제주에서 시작된 우리의 작은 모험과 지속 가능한 삶을 향한 대화가 국제적으로 공감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게 다가옵니다.
‘모험담’은 제주 구좌읍 행원리의 임야 위에 계획된 프로젝트로, 제주의 땅이 지닌 본래의 결과 흐름을 건축적으로 회복하고, 그 위에 삶의 이야기가 쌓일 수 있도록 구상한 Small Hotel Complex (3 Units)입니다. 이 작업은 단지 머무는 기능만을 제공하는 숙박 시설이 아니라, 제주의 자연과 인간이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그리고 기후위기 시대에 건축은 어떤 태도와 책임을 가져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에는 어린 시절의 ‘모험’과 ‘놀이’의 감각이 있었습니다. 높낮이가 다른 지형을 오르내리고, 낯선 풍경을 스스로 탐색하며 발견하던 경험처럼, ‘모험담’ 역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각자의 속도로 걷고, 마주하고, 머무르며 저마다의 감각으로 제주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습니다. 우리는 건축이 단지 기능을 담는 공간이 아니라, 몸의 움직임과 감정, 기억을 일깨우는 하나의 풍경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특히 ‘모험담’의 중요한 특징인 구릉은, 농경을 위해 평탄해진 대지 위에 제주의 원래 지형이 지닌 굴곡과 흐름을 다시 불러오는 장치입니다. 이는 단순한 조형이나 조경의 요소가 아니라, 자연성과 풍토를 회복하고 녹지 비율을 높이며 단열과 기후 조절에도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건축적 제안입니다. 구릉은 공간과 공간 사이에 적절한 거리와 시선의 흐름을 만들고, 머무는 이들이 제주 풍경과 보다 깊게 관계 맺을 수 있는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노출 콘크리트의 기둥과 벽, 지붕은 장식보다 재료 자체의 물성을 드러내며 제주의 암석과 지형이 지닌 원초적인 성격과 맞닿고자 했습니다. 곡선으로 이어지는 지붕 아래 배치된 공간들은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하나의 흐름 안에서 연결되며, 각기 다른 풍경과 체류의 경험을 품어냅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모험담’이 하나의 건축적 제안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 스테이의 형태로 운영되며 제주를 여행하는 사람들과 이 공간의 감각과 가치를 실제로 나누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이 제주의 바람과 빛, 지형의 흐름,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지속 가능한 삶의 태도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지금도 이 공간 안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험담’은 제주의 풍토와 여행자의 체류 경험, 그리고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이라는 동시대의 과제를 함께 사유하고자 한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땅의 본래 결을 회복하고, 놀이와 모험의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지속 가능한 환경적 대안을 공간 안에 통합하려는 시도가 이번 수상을 통해 의미 있게 받아들여진 것 같아 더욱 감사한 마음입니다.